2008년 12월 19일
드래곤 라자 10주년 기념 한정판.
오랫만입니다.
12월이 반 넘게 지났는데도 날씨는 거꾸로 가는지 되려 따땃해지고, 모기들은 올해 들어 뭔가 굉장한 진화를 이룩하기라도 한 건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 안녕히 지내고 계십니까?
한동안 포스팅이 없었습니다. 제가 좀 바빴거든요.
포스팅이 없는 동안 저는 헬턴트 영지를 떠나 오크들을 꽁무니에 매단 채 휴다인 강의 12인의 다리를 건너고 레너스 시를 지나 칼라일 영지를 들렀다 이라무스 시를 거쳐 레브네인 호수가 있는 갈색 산맥을 넘어 수도인 바이서스 임펠에 도착해, 궁성 임펠리아에도 들르고 에델브로이의 총본산인 그랜드스톰에도 방문하고 빛의 탑도 구경하고 도둑 길드에도 가 보고 할슈타일 저택이 최초로 털리는 장면도 목격했으며, 일스 공국으로 넘어가는 나우르첸을 지나 델하파의 항구에 갔다 영원의 숲을 지나 바로 그 대미궁에 들어가 보기도 했고, 세피아파인 고개를 넘고 칸 아디움을 지나 바이서스 임펠에 돌아왔다가 갈색 산맥에 올라 레브네인 호수에서 페어리퀸 다레니안을 뵙기도 하고 드워프들이 만든 오두막에 들러 보기도 하고, 이그누스 드래곤 크라드메서의 레어에 가서는 이그누스 드래곤의 프라임 미팅이라는 보기 드문 장면을 목도하기도 하고, 다시 바이서스 임펠로 돌아와 거기서부터 헬턴트까지 지나온 길을 되짚어 돌아오는…… 바쁜 나날을 보내었답니다. (헉헉)네. 드래곤 라자입니다. 10주년입니다. 나무박스입니다. 기념한정판입니다! 대한민국에 550질 밖에 없는 거지요. 하하하하. (사실 책이 550질이 아니라 박스가 550개인 거지만.)
사실 11월 14일에 예약하고 11월 28일에 배송된 책에 대해 지금 포스팅한다는 건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 동안 대륙을 가로지르는 여행을 하느라(...) 바빴다니까요. 늦었다고 드래곤 라자에 대해서 포스팅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건 제가 저를 용납 못합니다. 암요. 드래곤 라자인데.
예판은 알라딘, 인터파크, Yes24 세 군데의 인터넷 서점에서 진행되었으며, 준비된 상품은 10시 예판이 시작됨과 동시에 전국 수백만의 좀비들의 미칠듯한 클릭질에 매진되었습니다. 세상에. 1분 십수초만에 매진이라니, 까딱했으면 못 살 뻔 했지 뭡니까. 위험했어요. 그리고 그 후, 어느 곳에서는 결제 에러로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의, 또 어느 곳에서는 구매하기 버튼은 눌렀으나 입금이 늦어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의 원성이 울려퍼졌습니다……. 거 참, 구매하기 버튼 누르고 입금까지 마쳐서 좋아하고 있다가, 나중에 뜬 선입금자 명단에 없는 걸 발견한 사람들은 정말 기분이 어떨까요.
저도 이번 일로 안 건데, 무통장입금은 확인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이런 초 단위의 경쟁에서는 질 게 뻔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뭔가 한정판을 구매할 일이 있다면 신용카드 결제나 예치금 결제를 이용하도록 합시다. 물론 전 체크카드로 간단히 결제했습니다. 후훗.
이렇게 보니, 10주년이라는 시점은 고가의 한정판을 내기 딱 좋은 시점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드래곤 라자가 처음 나왔을 때 열광하던 독자들이 10대였다면, 10년이 지난 지금은 20대가 되어 상당한 구매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 있지 않겠습니까. 저처럼.
음, 그리고 그렇게 해서 도착한 물건에 대한 이야기는, 안타깝지만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저기 사진 첨부의 자세한 소개가 많을 테니 그쪽을 참조해 주세요. 저는 제대로 된 디카도 없고……. 무척이나 맘에 들었다는 것만 밝히겠습니다.
드래곤 라자라는 작품과 저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해 볼까요.
저는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상당히 책을 많이 읽는 아이였습니다. 밖에서 노는 것보다 책을 좋아했지요. 학교 마치고 집에 가면 거의 매일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창원시립도서관 2층에서 그 책을 발견하기 전 까지는.
때는 중학교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기간. 저는 창원시립도서관 5층인가, 4층인가에 있는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공부하고 있자니 좀 갑갑해 지더라구요. 그래서 적당한 책이라도 보면서 쉴까 하고 2층 자료실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무심코, 한 권을 뽑아들었지요. 그리고 팔락, 첫 페이지.
"드래곤이야! 화이트 드래곤이다! 우와, 멋있어!"
그리고 저는 시험을 잊었습니다……. 헬턴트 영지를 떠나 오크들을 꽁무니에 매단 채 휴다인 강의 12인의 다리를 건너고…… 이하 생략. 뭐, 시험을 완전히 망치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쨌거나 그날 이후, 제 독서 취향은 완전히 편중되어 가즈 나이트, 사이케델리아, 세월의 돌, 탐그루 등등 판타지 소설을 탐독하기 시작했습니다. 뭐, 그때 읽은 소설들 중 태반은 지금 다시 읽어보면 유치하고 시시한, 심심풀이도 안 될 것들이지만 그 때는 참, 뭐랄까, 어렸다고나 할까요. 아니 지금도 어리지만. 그리고 판타지에 관한 관심은 점점 확장되어 검과 마법이 나오면 일단 관심을 가지고 보는 상태가 되었고, 그 관심은 점점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으로 번져갔으며 이하 생략. 지금도 제 책장은 판타지 소설과 게임과 만화책으로 반 이상 채워져 있습니다. 아아, 그 때 집어든 책이 그것만 아니었으면 저는 지금쯤 좀 더 성실하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이번 드래곤 라자 신판에서는 구판에서 활용된 단어 중 몇 가지가 저작권 문제 때문에 수정되었지요. 발록, 호비트, 미스릴이 발러, 하플링, 미스랄로 바뀌는 등 톨킨 관련 단어는 모조리 수정되었고, 그외에도 크림슨 드래곤이 이그누스 드래곤으로 바뀌는 등 상당한 수의 단어가 바뀌었습니다. 특히 '메모라이즈'가 '기주'로 바뀐 건 약간 어색하게 느껴지더군요. 이렇게 되면 같은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후속작 퓨쳐 워커도 새로 나와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때도 한정판? 타임어택?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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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12/19 01:45 | 판타지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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